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중간기록: 6월

레오나르도 다빈츠 2024. 6. 22. 21:56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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중요한 것들이 나를 떠났다. 그랬더니 휘청거리는 내가 드러났다.

홀로 온전히 서 있지 못하는걸보니 그것들이 나를 지탱하던 것이었을까? 또는 나의 지반이 되어준 존재였을까? 생각하게 된다.

 

차례차례 떠난 것들을 생각하며 나를 왜 떠났는지, 왜 비슷한 시기에 떠나야만 했는지 궁금했다. 답이라곤 없는 그 질문을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답을 찾으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. 스스로 의미없는 고통을 벌었다. 그 시기 동안은 내가 마치 자해를 하는 것 같아서 잘 웃을 수 없었다. 예전에도 이런 비슷한 일들을 한 번에 겪었지만 그래도 웃을 수 있었는데, 내가 강했던 것이 아니라 그냥 지금만큼 슬프지 않았던 것 같다. 나는 오뚝이 같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, 정상궤도로 돌아가야 한다는 마음도 들지 않는 걸 보니 대단한 착각을 하고 살았다.

 

내게 최선을 다했다는 것은 후회를 남기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. 그렇게 후회만 남기지 않고 살았다. 줏대 없이 남의 기준에 맞춰 참 바보같이 산 탓에, 너무 사람을 믿은 탓에, 끊임없는 공수표를 내 것으로 착각한 탓에 홀로 있는 순간에는 작은 건드림에도 크게 흔들린다. 감당하지도 못할 것들을 다 감당하고 살다가 제풀에 꺾였다.

 

그런데 이렇게 중간기록을 적는 이유는 다시 잘 살아보기 위해서다. 내가 잘 살길 바라는 사람들을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, 내 스스로 잘 살길 바라서다. 진정으로 빛난다는 것은 무엇인지, 내가 원하는 삶을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, 내 스스로의 기준을 정립하여 나아간다는 것은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서다.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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춤  -오리아 마운틴 드리머

나는 당신에게 초대장을 보냈다.
내 손바닥에 삶의 불꽃으로 쓴 초대장을.

내게 보여 달라.
아픔 속 아픔으로 나선형을 그리며 떨어지면서도
당신이 당신의 가장 깊은 바람을 어떻게 따르고 있는가를.
그러면 내가 날마다 어떻게 내면에 가닿고,
또한 바깥을 향해 문을 열어 삶의 신비의 입맞춤을
어떻게 내 입술에 느끼는가를 말해 줄 테니.

당신의 가슴속에 온 세상을 담고 싶다고 말하지 말라.
다만 당신이 상처를 받고 사랑받지 못하는 것이 두려웠을 때
어떻게 자신을 버리지 않고
또 다른 실수를 저지르는 일로부터 등을 돌렸는가 말해 달라.

당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도록 내게 삶의 이야기를 들려 달라.
그리고 내가 살아온 이야기들 속에서
내가 진정 누구인가를 보아 달라.
내게 말하지 말라.
언젠가는 멋진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고.
그 대신 마음의 흔들림 없이 위험과 마주할 수 있는가를
내게 보여 달라.
지금 이 순간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
진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를.

영웅적인 행동을 한 전사 같은 이야기는 충분히 들었다.
하지만 벽에 부딪쳤을 때 당신이 어떻게 무너져 내렸는가.
무엇이 당신을 벽 건너편으로 데려갔는가를
내게 말해 달라.
무엇이 자신의 연약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었는가를.

당신에게 춤추는 법을 가르쳐 준 그 장소들로
나를 데려가 달라.
세상이 당신의 가슴을 부수려고 했던 그 위험한 장소들로.
내 가슴을 다시 온전하게 만들어 준 장소들로
당신을 데려가리라.

함께 나누는 고독의 긴 순간들 속에 내 옆에 앉으라.
우리의 어쩔 수 없는 홀로 있음과
또한 거부할 수 없는 함께 있음으로.
침묵 속에서, 그리고 날마다 나누는 작은 말들 속에서
나와 함께 춤을 추라.

우리 모두를 존재 속으로 내쉬는 위대한 들숨과
그 영원한 정지 속에서
나와 함께 춤을 추라.
그 공허감을 바깥의 어떤 것으로도 채우지 말고
다만 내 손을 잡고, 나와 함께 춤을 추라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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